난 이 책의 독자층을 대학생으로 잡았다. 많은 대학생들이 이 책을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난 대학을 10년 다녔다. 학점은 겨우 3.0을 넘겼고, 학사경고를 받은 적도 있다. 입학은 축산학과로 해서 졸업은 동물생명공학과로 했고, 졸업 후 중국으로 가서 한국어강사를 하다가 지금은 사업을 하고 있다. 지금도 학교를 같이 다녔던 후배 중에 학교를 다니고 있는 친구들도 있다. 그 친구들을 보며 느끼는 점은 너무나 훌륭하다는 점이다. 스펙을 쌓기 위해 고군분투를 한다. 바늘구멍보다 더 좁은 구멍으로 들어가기 위해 젖먹던 힘까지 다 쓴다. 밤새 토익공부를 하고, 학점 관리는 기본에, 취업을 위한 인터뷰 스터디와 자원봉사까지. 고3의 10배는 더 힘들게 공부하는 것 같다. 다만 그 노력의 댓가가 너무나 작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많은 학생들이 또한 창업에 뛰어든다. 창업 지원을 받기도 하고, 젊은 혈기로 밤을 세워가며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멋진 아이디어들이 현실이 되어간다. 여기저기 몸으로 우선 부딪혀보기도 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청춘을 불사른다. 취업의 대신으로 창업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취업의 문보다 창업의 문이 더 열려 있음은 사실이다. 물론 창업의 길도 험난하긴 마찬가지다. 

또 한부류의 대학생들이 있다. 잉여라 부르는 집단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저 그런 부류의 무리들. 이 책의 타켓 독자층은 바로 그들이다. 왜냐면 내가 그랬으니까. 난 잉여였다. 학사경고를 받지 말자며 학고방지라는 서클을 만들어 시험전날까지 밤새 술을 마시고 결국 학고를 받고 말았고, 전공을 살리지도 못했고, 1,2학년 때 교양만 너무 많이 들어 놓아서 3,4학년 때 전공을 듣느라 머리가 다 빠지는 줄 알았다. 겨우 졸업 이수 학점을 딱 맞추고, 취업이 가능한 학점인 3.0을 딱 맞췄는데, 취업을 할 수 있는 나이가 지나버렸다. 실험실에 들어갔지만 실험실에서 학사, 석사, 박사, 포닥까지 스트레이트로 밟아온 분들을 보니 그 길을 걸어가는 건 너무 멀어보였다. 당시 내 친구들은 박사인 나이였으니 더 멀어보이기만 했다. 

다행히도 난 시간이 많았다. 잉여의 특징이 잉여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백수든 잉여든 시간이 많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난 시간이 많았다. 그것도 아주 많이. 점심에 일어나서 인터넷하고, 대충 저녁 먹고, 인터넷하고, 야식을 먹으며 인터넷하고 잤다. 시간과 인터넷. 이것이 내 자본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내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기록하고, 기록하고, 기록하자. 

필자가 사용하는 에버노트. 이 글 역시 에버노트에 작성하고 있다.

 
블로그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시간이다. 시간 관리를 얼마나 잘 해서 적은 시간을 들여서 블로그를 하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직장인들은 업무 시간 외를 쪼개 사용해야 하기에 시간 관리가 중요하지만 시간이 많다면 그것은 별 조건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냥 블로그에 기록하기만 하면 블로그로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블로그가 만능 도구는 아니다.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노력이 취업이나 창업을 하는 노력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즐기며 그저 기록만 열심히 하면 되기 때문이다. 사진 찍기가 귀찮아서, 혹은 글을 쓰기가 귀찮아서 못하겠다는 잉여나 백수에겐 어쩔 수 없겠지만,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블로그는 인생을 바꿔줄 소중한 도구가 될 것이다. 

기록은 매우 중요하다. 사진을 잘 찍어야 한다. 잘 찍어야 한다는 것은 예술 사진을 찍으라는 말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든 사진을 찍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글을 쓰기 힘들다면 음성 녹음이라도 해 두어야 한다. 내 경우는 아이패드나 스마트 디바이스를 가지고 다니며 기록을 한다. 보통은 에버노트에 모두 기록을 하고, 세미나나 강의에서는 녹음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기록을 한다. (이 모든 것이 에버노트 하나로 가능하다) 중요한 녹취의 경우는 pearnote를 활용한다. pearnote는 녹음과 동시에 기록이 가능한데, 기록한 텍스트에 커서를 가져다대면 기록한 시점의 음성의 타임라인으로 이동한다. 텍스트는 주로 요약을 많이 하기에 의미가 모호하거나 요약한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경우 해당 지점의 녹취 기록을 들을 수 있는 도구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기록한다. 귀찮아보이지만 토익 공부나 인터뷰 준비에 비하면 너무도 쉬운 일이다. 그 정도의 노력만 들인다면 블로그로 꿈을 이룰 수 있는데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이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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