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센스 수표가 도착하여 환전하기 위해 집근처 기업은행에 갔다. 평소에 하나은행에서 거래를 해왔기에 기업은행에서는 계좌부터 만들어야 했다. 계좌를 만들고 나니 카드를 만들겠냐고 물어봐서 만든다고 했더니 신용카드를 권해주었다.


"신용카드 만드실건가요? xx신용카드를 만들면 혜택이 ... ... "
"아니요, 안만들건데요?"
"왜요?"
"괜히 빚지는 것 같아서요"
"..."


결국 체크카드를 만들었지만 은행원은 못내 아쉬운 모양이다. 그렇다. 난 아직 신용카드가 없다. 신용카드는 말 그대로 신용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이다. 그래서 돈을 잘 갚으면 신용이 쌓이는 것이다. 그리고 원금 뿐 아니라 이자도 갚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권한다. 많은 혜택들과 포인트들로 유혹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다. 내가 신용카드를 안만드는 이유는 책 때문이다. 군대때부터 보기 시작한 경제, 경영 서적에서 신용카드를 만들면 부자가 된다고 말한 구절이 단 한줄도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대의 글귀는 눈에 못이 베기도록 보았다. 신용카드를 만들지 말라는 많은 경영, 경제 서적의 저자들의 말은 하나씩 쌓여서 하나의 진리로 나에게 자리잡혔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라는 책도 가끔 있다. 그런 책은 전부 부자가 아닌 사람이 쓴 책이다. 때문에 난 그런 책을 읽지 않는다. 부자들이 하는 말은 욕심에는 끝이 없고, 지출을 줄이는데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 신용카드는 인류가 만든 욕망의 덩어리이고 가난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는 것이다.

신용카드는 정말 필요한 것일까?
그렇다면 신용카드가 필요한 이유를 적어봄으로 그 필요성을 점검해보도록 하겠다.


신용카드가 필요한 이유

1. 돈을 쉽게 쓸 수 있다.
어디서든지 쉽게 카드를 긁으므로 결제를 할 수 있다. 지갑에 현금을 넣고 다닐 필요가 없다. 카드 한장 들고 있으면 어디서든지 결제가 가능하다. 통장에 돈이 없어도 말이다.

2. 혜택이 많다.
밥 먹을 때, 영화 볼 때, 놀이공원에 가서 제휴를 통해 카드할인을 받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이동통신사의 할인폭이 적어짐으로 카드를 통한 할인이 많이 이루어진다. 항공 마일리지로도 적립해주고, 오케이케쉬백으로도 적립해주기도 한다. 카드도 잘만 이용하면 돈도 벌 수 있다. 과연?

이 두가지 외에는 마땅한 필요한 이유가 생각나지 않는다. 이 두가지만 놓고 보자면, 돈을 쉽게 쓸 수 있는 것은 결국 지출이 쉬워진다는 것이고 돈을 모으는데는 구멍을 뚫는 일과 같은 것이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기에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지 그 틈을 파고 든다. 돈이 없으면 돈을 벌어서 써야 할텐데, 카드가 있으면 돈이 없어도 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그리고나서 빌린 돈을 갚으면 된다. 엄청 높은 이자와 함께 말이다. 돈을 쉽게 쓸 수 있는만큼 욕심의 크기도 빠르게 커진다.

카드사에서 주는 혜택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땅 파먹고 사는 곳도 아니고, 사채업이나 다름없는,아니 오히려 더한 곳인 카드사에서 나오는 혜택은 그냥 공돈일리 없다. 그건 모두 카드 회원들이 열심히 쓰고 넣어준 이자와 그 이자를 운용하여 얻은 수익으로 충당되는 것이다. 카드사의 혜택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이자의 규모가 더 커진다는 뜻이다. 카드도 잘만 사용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하지만, 그렇게 호락 호락한 카드사가 아니다. 일정 금액 이상을 사용해야만 약간의 득을 볼 수 있다. 결국엔 그 혜택이라는 것도 고맙다는 인사의 표현이 아닌 카드를 이용하기위한 미끼에 불과하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건 무슨 이야기일까? 부자도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으니 신용카드를 만들면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신용카드나 대출이나 모두 돈을 빌리는 행위이다. 돈을 빌리는 목적에 따라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결정된다.

돈을 빌리는 목적

1. 소비 -> 가난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소비는 결국 욕심만 키우고 가난의 길로 뒷걸음질 치게 만든다. 돈을 빌리는 목적이 도박을 하기 위해서라면 이건 거의 패가망신 수준이다. 대부분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사람의 목적은 소비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신용카드의 사용은 안전하지 않다. 나 또한 현재는 신용카드를 만든다면 소비를 위한 것 밖에 없기 때문에 만들지 않는 것이다. 일부러 가난의 길로 가는 길을 닦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2. 레버리지 -> 부자
레버리지란 지렛대를 말한다. 아르키메데스가 내게 설 발판과 적당한 지렛대만 준다면 지구도 들어올 릴 수 있다고 한 것처럼 지렛대는 적은 힘으로 큰 것을 들어올리게 해 준다. 돈을 빌릴 때 지렛대의 의미로 빌리는 사람들이 바로 사업하는 사람들 혹은 부자들이다. 돈을 빌려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이자를 초과한다면 남의 돈으로 돈버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소비를 위해 돈을 빌리지 않는다. 소비를 위해 돈을 쓰지도 않는데 소비를 위해 돈을 빌리고, 이자까지 물어야 하는 일을 할리가 없다.

어떤 것이든 10배의 수익이 되는 사업이 있다고 하자. 100만원이 있다면, 1000만원을 번다. 1000만원이 있으면 1억을 번다. 1억이 있으면 10억을 번다. 10억이 있으면 100억을 번다. 이것이 레버리지이다. 때문에 레버리지를 위해 남의 돈을 빌린 사람은 더욱 부자가 된다.

신용카드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어보았다. 이 내용이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내가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훗날 나에게 대답해준 것이다. 10년 후의 나에게 자랑스런 내가 되기 위해, 10년 후에 나의 자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기록을 남긴다. 경제적 자유를 위해 가는 나의 원칙 중 하나는 소비를 위해 신용카드를 만들지 않고, 레버리지가 확정되었을 때 신용카드를 만들자는 것이다.

신용카드, 여러분에겐 과연 필요한가요?

Posted by 이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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