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연재를 해보려 합니다. 독자분들을 위한 포스팅도 되긴 하지만, 무엇보다 아버지를 위한 포스팅이 될 것 같습니다. 제목도 "아빠, 저랑 블로그해요!"로 정했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하신 아버지께 하나씩 알려드린다는 생각으로 포스팅을 할 예정입니다. 아버지와 저는 친구처럼 가깝게 지내기 때문에 평소에 아버지라 부르긴 하지만, 아빠라는 호칭을 사용해 보았습니다. 더 정감있고, 가까운 느낌이 들거든요. 아버지의 필요에 따라 여러가지 주제로 글을 연재해 나갈 생각입니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께, 그리고 블로그가 아직까지 어렵기만 하신 분들께도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지켜봐 주세요 ^^*



 
1. 블로그가 뭐냐?
 

우리 아빠는 컴맹이다.
나름 대기업에서 최신 교육을 받아오셨음에도 불구하고, 즐겨찾기를 못하셔서 쩔쩔 매신다.

“ 아빠, 그것도 못해! 즐겨찾기라고 쓰여있잖아! 그거 그냥 클릭하면 돼! 즐겨찾기 누르고 클릭! 끝! 이렇게 쉬운데 왜 못해!”

“ 아빠는 써야 돼. 머리가 나빠서 자꾸 까먹어. 지금은 알겠는데, 또 까먹는다니까. 그러니까 거기 종이 있지? 그 종이에다가 1번 즐겨찾기를 찾는다. 2번 즐겨찾기를 왼쪽 클릭한다. 3번 확인을 누른다. 이렇게 적어”

흐미. 환장할 노릇이지만, 아빠를 위해 1번, 2번, 3번을 적어 놓는다. 아빠는 대기업에서 퇴직 후에도 시에서 하는 컴퓨터 교실도 다니시고, 나름 엑셀 및 워드도 배우셨다. 하지만 역시 실전에 약하시다. 타자 또한 한 손가락으로 열심히 치신다. 지금은 그 속도가 빨라져서 정말 독수리가 먹이를 낚아채듯 경쾌하게 치신다.

블로그에 재미를 들인 나는 어느 날 아빠에게 한가지 제안을 하게 된다.

“ 아빠! 블로그 해 보실래요?”

“ 뭐? 불 났다고? 뭔 소리야!”

“ 아니, 불 난게 아니라 블! 로! 그! 요!!!”

블로그를 불났다로 알아들으신 것을 보고 난 괜히 말했다 싶었다. 하지만 요즘 우리 또래도 블로그에 대해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당연하다 싶었다. 그래서 천천히 설명해 드리기로 마음 먹었다.

블로그

뭐? 불 났다고?

“ 블로그라고 아빠 미니홈피 아시죠? 그런 건데 약간 달라요. 자신의 생각을 써 놓는 인터넷의 일기장 같은 곳이에요. 그런데 이게 막 뉴스에도 실리고, 돈도 벌 수 있고, 사람들의 여러 다른 반응을 볼 수도 있고, 좋은 사람들도 사귈 수 있어요.”

“그래? 그런데 내가 그걸 어떻게 하냐? 그리고 그거 해서 뭐하냐?"

“아빠, 내가 운영하고 있는 익사이팅TV와 익사이팅 Biz & Blog 있죠? 그곳에 많은 사람들이 오고, 글에 의견도 남기고, 그러잖아요? 신문에도 실리고, 잡지에도 실리고, 선물도 오고, 인터뷰도 하고 아시죠? 그거 다 블로그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거에요. 그리고 아빠니까 할 수 있어요!”

“뭐? 나니까 할 수 있다고?”

“예! 블로그는 다른 것은 없어요. 컨텐츠가 가장 중요해요. 컨텐츠는 즉 글인데요. 어떤 글을 쓰느냐가 가장 중요한 핵심이지요. 사람들에게 유용하고, 많은 공감을 일으키는 글들을 작성하면 되는 거에요. 그런데 아빠는 아는 거 무지 많잖아요. 생각도 깊고, 책도 많이 읽으셨고, 사회 경험도 많고 말이죠. 약주 한잔 걸치시고 나에게 했던 이야기들을 그냥 쓰면 되는 거에요. 내 생각에는 아빠가 약주 하시고 하신 말씀만 써도 완전 대박 날걸요?”

“허헛! 그렇게 쉬운 거면 다른 사람이 다 먼저 했겠지.”

“아니에요. 다들 아빠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서 블로그에 아빠 또래의 사람들은 거의 없어요. 심지어 저희 또래도 거의 없는걸요? 블로그가 뭔지도 모르는 애들이 많은 이 시점에 아빠가 짠~! 하고 나타나면 대박 날 것 같은데요?”

“참나, 다른 사람들이 안 했으면 그만큼 어려우거나 힘드니까 안 했겠지.”

“그게 아니라 사람들이 몰라서 못하는 거에요. 그리고 아빠는 내가 있잖아요. 어렵고 힘든 것들은 제가 다 해결해 줄게요. 저만 믿고 한번 해보세요. 제일 중요한 것은 컨텐츠에요. 다른 사람들은 컨텐츠가 없어서 고민인데, 아빠는 그건 걱정 안해도 되잖아요.”

겨우 아빠를 설득한 것 같았다. 블로그란 웹 2.0, 1인 미디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롱테일 등등 여러 복잡한 설명들이 많이 있지만,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컨텐츠이다. 블로그=컨텐츠 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컨텐츠가 있어야 1인 미디어도 가능하고, 웹 2.0도 가능하며,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롱테일 등의 것들이 가능하다. 즉, 블로그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글을 써 나가는 것이다. 그것이 언론의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친한 친구들의 만남이 될 수도 있고, 회사의 마케팅 팀 역할을 할 수도 있고, 100분 토론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우선은 글이 있어야 하고, 그 글을 토대로 자유롭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이 바로 블로그인 것이다.

Posted by 이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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