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컨셉력에 목숨을 걸어라>(한기호,다산북스)를 보게 되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200명에게 뿌리는 이벤트를 진행한데 응모했는데, 어제 책이 도착한 것이다. 이벤트에 응모했었는지도 잊고 있던 난 무심코 책장을 넘겼다. 그리고 아기를 보느라 바쁜 이 시점에 다솔이를 안고 트림을 시키며 이 책을 다 보게 되었다.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고, 나의 상상력은 행복한 나라로 이끌었다. 이 책을 보는 동안 확실한 컨셉을 하나 잡게 되었고, 수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컨셉은 모든 일에 가장 중요한 일이다. 모든 것은 컨셉에서 시작하여, 컨셉에서 끝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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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컨셉력에 목숨을 걸었다면, 30대에는 컨셉력에 목숨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저자는 방대한 독서량으로 그간 읽었던 책들을 연결하여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그의 지식에 경탄을 하면서도 통찰력에 한번 더 감탄했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은 정보화시대에 가장 어울리는 말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정보의 홍수에서 살아가고 있고, 인터넷은 우리를 정신 못차릴 정도의 파도로 후려치고 있다. 재료는 넘쳐나는데 사람들은 더 바보가 되었다. 참 재미있고 흥미로운 현상이다. 불과 10~20년 전에 비해서 지금의 정보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청년 실업은 늘고 있고, 20대는 스펙 쌓기에만 몰두해 있으며, 행복보다는 우울과 불행, 그리고 분노가 가득한 세상이 되고야 말았다.

리모콘이 생기고 쇼파에 누워 TV를 보는 사람이 많아졌고, 자동차가 생긴 후 하체가 부실한 사람이 더 많아진 것처럼, 인터넷이 생기고 사람들은 바보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는 굉장한 창의력을 발휘하며 군계일학의 천재들이 나타나곤 하는데, 바로 정보의 홍수에서 정보를 엮어 나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교수도 아니고, 박사도 아니며, 정치인도 아니다. 그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줌마, 아저씨, 혹은 아이들이다. 그들은 창의력을 발휘하여 자신만의 컨셉을 만들어나간다. 정보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문명의 이기를 가장 잘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창의력은 놀고 즐기는 가운데 생겨나고 있다.

그들에게는 컨셉력이 있는 것이다. 저자가 블로그를 강조했듯, 나는 블로그가 곧 컨셉력이라 생각한다. 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소재를 결합시켜 가치를 창출하는 곳. 그것이 바로 블로그인 것이다. 저자는 알파블로그라고 했고, 혹자는 파워블로그라고 하지만, 블로그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아줌마, 아저씨, 그리고 애들이다. 상우일기같은 초등학생도 있고, 문성실씨같은 아줌마도 있으며, 게중에는 미약하나마 TV익사이팅^^;;같은 아저씨도 있다.

그런데 특이할만한 점은 20대가 없다는 것이다. 내 주변 사람들은 내가 블로그라는 말을 더 이상 하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입에 블로그를 달고 다닌다. 특히 대학생들에게 블로그 이야기를 할 때가 많다. 사촌동생이건, 학교 후배건, 제자이건 블로그를 하냐는 질문에 돌아오는 대답은 대부분 '안한다'였다. 안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였다. 바로 취업 때문이었다. 간혹 한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이유도 딱 한가지였다. 바로 취업 때문이다.

얼마전 대학 동아리 홈커밍데이에 다녀온 적이 있다. 학사들끼리 이야기를 할 때 가장 큰 주제는 당연 취업이었다. 좋은 직장에 취업한 학사들은 이직을 고민하고 있었고, 갓 졸업한 학사들은 그들에게 취업 비법을 전수받고 있었다.

나에게 비법을 물어보는 후배들에게 나는 앵무새처럼 "블로그 해"라고 밖에 이야기할 수 밖에 없었다. 블로그가 만사형통은 아니다. 블로그는 도구일 뿐이고, 가능성일 뿐이다. 다만,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자신의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20대 때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고 나도 돈을 벌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돈 버는 방법에 대해 전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래서 너는..."이라는 것이었다. 당시 군인이었기에 별 다른 할말이 없었지만, 군 전역 후 인터넷 쇼핑몰을 하여 실제로 많은 돈을 벌게 되었다.

30대인 지금, 난 블로그를 한다. <20대, 컨셉력에 목숨을 걸어라>를 읽고 앞으로 블로그에 목숨을 걸어야겠다고 확신했다. 만약 "그래서 너는..."이라는 대답이 다시 돌아온다면 20대 때의 경험으로 이렇게 이야기하겠다. "싫음 말고!"

당신의 컨셉력은 무엇인가. 꽉 막힌 10차선 고속도로에서 똑같은 모양의 자동차 속 운전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여유롭게 오솔길을 즐기며 걷는 풍요로운 송곳이 될 것인가...

Posted by 이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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