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을 길게 세워두고 뒷 사람에게 문장을 전달하면 마지막에 있는 사람은 엉뚱한 문장을 읊곤 한다. 정보가 흐르면 흐를수록 개인이 듣고 싶은데로 전달되기 때문에 최종 전달자는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이기 십상이다. 그렇게 루머는 만들어지는 것 같다. 누구와 손만 잡았는데 어느 날 돌고 있는 소문은 애를 낳았다는 것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입소문의 리스크

The stupid selfportrait
The stupid selfportrait by dhammza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블로그 마케팅의 핵심은 입소문이다. 그 입소문이 얼마나 조회가 많이 되어 소문이 많이 났는가. 그리고 그 소문의 영향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제품을 구입하고 추천했는가가 블로그 마케팅의 영역이고 파워가 아닌가 싶다. 최근에 기업들이 블로그 마케팅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다들 관심만 높지 실제로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도 두려워하는 점이 있다. 그건 바로 "리스크"이다. 잘못된 정보가 전파되거나 안 좋은 소문이 나면 어쩌나하는 우려가 블로그 마케팅을 쉽게 하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실제로 이런 리스크는 블로고스피어에서 자주 일어난다. 개인의 의견을 쓰는 블로그이니만큼 잘못된 정보가 금새 퍼지기도 한다. 장점과 단점 중에는 단점이 훨씬 빠르게 전달되는 입소문의 속성도 있으니 한 블로거가 제품에 대한 단점을 적나라하게 쓴다면 그것은 컨트롤할 수 없기에 기업에겐 가장 큰 리스크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입소문의 속성을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입소문은 계속 흐르고 중간에 변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잘못된 정보라면 제대로된 정보를 흘려주기만해도 루머는 오히려 기회가 되어 돌아온다. 제품에 정말 결함이 있고, 그 단점이 사실이라면 입소문은 단점이 부각되어 흐를 것이다. 제품에 정말 결함이나 단점이 있을 때는 그 결함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고 후속 대처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정보에 대한 입소문을 낸다면 입소문은 단점 부각에서 기업의 대처 능력으로 치환된다.

제품에 결함이 없거나 단점이 아닌데 잘못된 정보가 흐를 경우에는 제대로 된 정보를 같은 방향으로 흘려주기만 해도 상황은 급반전된다. 처음엔 위기 상황으로 느낄지 모르지만, 제대로 된 정보가 흐름으로 제품에 대한 이미지는 더욱 좋아지게 된다. 루머로 인해 장벽이 되었던 가상의 장벽이 사라졌기 때문에 가상의 불만이 사라져 만족감을 더욱 높여주기 때문이다.

블로고스피어의 신뢰성은 정보의 필터링

Honk!!! Honk!!! Honk!!! :)))
Honk!!! Honk!!! Honk!!! :))) by Denis Collette...!!!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블로고스피어는 지성집단이라고도 한다. 한명 한명의 개체를 두고 보면 매우 주관적이고 편향된 의견들이지만, 블로고스피어로 모아두고 보면 그 신뢰성은 100%에 가깝다. 그 안에서 댓글과 트랙백으로 주고 받는 의사소통 사이에서 정보는 필터링되고 다양한 약한 고리로 연결된 경험자들의 의견에 따라 다이아몬드같이 정제된 정보들이 남기 때문이다.

그래서 블로고스피어에서 거짓말은 통하지 않는다. 블로그 마케팅을 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이 바로 거짓말이다. 제품의 단점을 장점으로 둔갑시키려 하거나 경쟁 업체를 비방하여 장점으로 오히려 단점으로 둔갑시킬 경우 바로 들통나기 십상이다.

잘못된 소문은 제대로된 정보로 대응

Doctor Inferno
Doctor Inferno by movimente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블로그 마케팅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이상한 소문이 도는 것을 경험하곤 한다. 현재 태터앤미디어라는 블로그 네트워크 회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태터앤미디어와 파트너로 함께하고 있는 블로거들은 200명 정도가 되고 나 또한 태터앤미디어의 파트너이기도 하다. 마케팅을 진행할 때 우선적으로 파트너 블로거들에게 제의를 한다. 그런 기회를 먼저 제공해 주기 위해 태터앤미디어 파트너로 영입했고, 서로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전파되었다. 블로그 마케팅을 태터앤미디어 블로거끼리만 해 먹는다는 소문이었다. 이에 더불어 또 한가지 잘못된 정보가 전파되고 있었는데 태터앤미디어가 진행하는 제품은 경쟁 업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소문이었다. 어느 제품의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경쟁 제품의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은 기업이나 블로거 서로에게 좋지 않다. 이를 조율하기 위해 미리 경쟁 제품의 리뷰를 진행하고 있는지 여부를 물어보는 과정에서 태터앤미디어는 경쟁 제품 마케팅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식으로 루머가 퍼지고 있었던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그 루머의 근원지를 알고보니 나와 친한 지인이었다. 예상치 못한 소문이었고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었지만, 잘못된 정보이고 루머에 불과하기에 다시 역으로 제대로된 정보를 전달했다. 그리고 이 일은 오히려 태터앤미디어에 가입하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더 많은 기업들에게서 연락이 오는 결과로 이어졌다.

블로그 마케팅의 핵심은 신뢰성

To hatch out golden eggs - Goldene Eier ausbrüten
To hatch out golden eggs - Goldene Eier ausbrüten by alles-schlumpf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블로그 마케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핵심은 신뢰성이다. 기업이건 블로거건 마케터건 블로그에게 신뢰를 사라지게 만드는 행위는 결국 블로그 마케팅의 전체 파이를 줄어들게 만들고 시장 자체를 파괴시키는 짓이다. 황금알을 낳는 오리의 배를 가르는 어리석인 짓임에도 많은 기업들이, 혹은 마케터들이 이런 짓을 감행한다.

잘못된 정보에 대한 위험을 너무 크게 생각하여 미리 겁먹고 블로거들을 컨트롤하려는 것은 당장에는 좋은 결과인 것처럼 보일지라도 나중엔 안티가 되거나 장점으로 단점을 가리려는 행위가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모습으로 되어 결국 단점이 더욱 부각되기 일쑤이다.

한 영화가 있었다. 블로그 마케팅을 위해 온갖 키워드를 던져주고 재미있다고 써 달라는 가이드라인과 거의 알바수준의 글을 써 달라고 한 적이 있었다. 영화를 잘 안보기 때문에 거절했지만, 나중에 바이럴이 되는 과정을 보니 다음 메인에 뜨고, 각종 매타블로그에서 다양한 블로거들의 바이럴을 하며 성공적인 것처럼 소문이 퍼져나갔다.

하지만 블로그의 글을 보고 실제로 가서 영화를 본 사람은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너무도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해당 블로거들은 독자들의 공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고, 댓글에는 재미없다는 사람들의 글들로 가득했으며 영화는 더 이상 바이럴 되지 못하고 재미없는 영화로 낙인 찍히고 말았다. 이는 해당 블로거들만 욕을 먹은 것이 아니라 전체 블로고스피어의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마무리

Shepherd boy
Shepherd boy by ecreye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잘못된 입소문이 났을 때 가만 있으면 그 소문은 더 커져서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잘못된 정보에 대한 대처는 제대로된 정보의 확산이고 잘못된 정보가 흐른다고 해도 그 리스크는 오히려 제대로 된 정보의 흐름으로 큰 이득이 되어 돌아오게 된다.

블로그 마케팅을 할 때 단점을 컨트롤 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찬양 일색인 정보는 이미 정보의 가치를 잃기 때문이다. 네이버 초기 화면 3페이지에 100%를 장악해서 어떤 키워드를 넣건 그 제품에 대한 칭찬 일색만 나온다면 소비자들은 그 말만 믿고 제품을 구매할까? 아마도 반대로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조회수가 높을지언정, 이벤트로 인해 스크랩수가 많을지언정 이미 장점 100%의 수많은 글은 블로고스피어에서 잘못된 정보로 판별되어 정보로서의 가치를 잃었을 뿐 아니라 해당 기업의 이미지는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여 블로고스피어의 신뢰를 해친다는 이유로 나빠지게 되고 계속 안티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블로거들을 컨트롤하고 칭찬 일색의 글을 뽑아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쓰고 있나 생각해보면 정말 돈이 아까울 지경이다. 욕은 욕대로 먹고, 시장은 시장대로 죽이고, 매출에 오히려 악영향만 끼치니 안하느니만 못한 격이 된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상부에 보고할 때는 최고의 케이스가 되어 독이 되는지도 모르고 좋다며 엉뚱한데 돈만 계속 쓰게 되고 있다는 점이다.

블로그 마케팅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블로거를 신뢰해야 하고, 마케터의 기획력을 판단하고 신뢰해야 한다. 장점만 나오고 단점은 안나오게 하는 것도 웃기고, 단점만 나오고 장점은 안나오게 하는 것은 더욱 웃기다. 장단점의 유무가 리스크가 아니라 마케터의 기획력이 리스크인 것이다.

블로그 마케팅이 힘을 발하는 경우는 잘못된 루머와 정보가 퍼지고 있을 때, 혹은 기업이 제품에 자신이 있을 때이다. 그 때야 비로소 블로거들도 즐겁게 글을 쓸 수 있고, 마케터들도 신나게 기획을 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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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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