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을 하면서 진상 고객들을 많이 만났다. 하루에 한번은 꼭 언성을 높히고 얼굴이 붉어지는 일을 경험했는데, 그 이유를 들어보면 기가 찰 것이다. 2,3달 입던 청바지가 색이 빠졌다며 바꿔달라던가, 담배 냄새 펄펄 나는데 교환해 달라던가, 몇달 전에 사은품으로 주었던 것을 자기는 왜 안주냐며 벅벅 우기는 등 정말 별의 별 일들이 다 일어난다.

블로거 마케팅 일을 하면서 광고주의 편협한 시각에 대해 한마디 했었다. ([기업블로그 분석] - 블로거가 알바생인가? 한심한 작태의 광고주들) 이번엔 블로거들에 대해 한마디 해 볼까 한다. 블로그 마케터로서 광고주와 블로거 사이를 좀 더 이해시켜 줄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이다. 또한 일을 하다보니 별의 별 블로거들도 다 만나보게 되는 것 같다.

페이크 파워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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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e ink of the text... by ๓ậтëø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블로그가 마케팅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마케팅의 영역이 별다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채널이 없기 때문이다. 이젠 너무 오래되어버린... 그래서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해 광고주들은 의심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무언가를 찾고 있다. 그 연장선 상에 블로그 마케팅이 있고, 신선하면서도 비용 대비 효과가 탁월하기도 하기에 많은 기업들이 블로그 마케팅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

공급이 많아지니 수요가 딸리기 시작한다. 기존의 파워블로거들은 더욱 좋은 대접을 받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를 하기 위해 뛰어든다. 하지만 블로그를 시작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블로그가 쉬운 일은 아니다. 누구나 시작할 수는 있지만, 아무나 파워블로그가 되는 것은 아니다.

파워블로그란 네이버에서 주는 표 딱지는 아닐 것이다. 네트워크 허브로서 특별한 분야에서 영향력이 있고, 바이럴의 축이 되어 어려운 전문 용어들을 쉽게 풀어쓰는 정보의 재분배자가 바로 파워블로그일 것이다. 이들의 영향력은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매일 매일 글을 쓰고 취재를 하고 열정과 즐거움에 무일푼으로 글쓰기를 시작한다.

매일 글을 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습관이 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열정이 있어야 한다. 대부분 3개월 안에 블로그를 그만두는 이유는 매일 매일 들이는 노력은 엄청난데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 효과는 없으니 힘이 빠져서 그만두고 만다. 블로그를 하다가 파워블로거들의 영향력을 봐 버리기라도 하면 더욱 힘이 빠질 것이다.

그러다보니 페이크 파워블로거가 생겼다. 광고주가 관심을 갖기 시작하니 광고 대행사는 너도 나도 블로그 마케팅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블로고스피어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광고 대행사들은 경품 행사하듯 블로거들을 모집하기 시작하고 이 때다 싶은 사기꾼들이 이를 이용하며 블로거들의 신뢰도를 이용해 먹는다.

페이크 파워블로거들이 생겨난 것이다. 이들은 파워블로거의 명성을 이용한다. 즉, 자신의 블로그가 아닌데 남의 블로그를 자기 블로그라고 우기며 사기 행각을 벌인다. 첨 어처구니가 없는 경우지만 실제로 이런 일은 일어나고 있다.

네이버 파워블로거를 기업들이 많이 선정하다보니 파워블로그 엠블럼을 자기 블로그에 복사해서 붙여넣는 경우도 있다. 확인하기 위해서는 일일이 네이버에서 2008, 2009 파워블로그 명단을 살펴보아야 하니 솎아내기 쉽지 않다.

이 페이크 파워블로거들의 사기 행각은 뻔뻔함의 극치를 달린다. 걸리고 나서도 자신이 선정되었는데 왜 취소시키냐며 고소 협박까지 한다. 이 정도면 거의 막장이고 진상 중에 진상이다.

기업들은 골머리를 앓기 시작한다. 기업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잡음 없이 끝내고 싶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를 이용한 사기꾼들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잠적하는 파워블로거
the gift of the moose
the gift of the moose by Steve took it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페이크 파워블로거는 사기꾼이지만, 리얼 파워블로거도 문제를 일으키기는 마찬가지다. 블로그 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해 제품을 받아놓고 잠적해버리는 경우이다. 페이크 파워블로그는 최근 일어나고 있는 신종 사기행각이라면, 진짜 파워블로거들이 행한 어처구니 없는 경우들은 예전부터 종종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제품을 제공받고 원고료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글을 쓰지 않고 연락이 두절된다. 상업적인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었다면 애초에 거절을 하거나 제품을 반납하거나 원고료를 돌려줘야 하는데 제품도 받고 원고료도 받고 잠적해버린다. 더욱 황당한 것은 블로그에 글이 계속 올라온다는 것이다.

블로그는 왕이다?

Another Crown
Another Crown by AHMED...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때론 블로그를 섭외하다보면 블로그의 권리를 챙기는 수준을 넘어서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파워블로그인데 원하는대로 안해주면 안좋은 글을 써서 바이럴을 하겠다는 등의 협박도 주저없다. 

고객 중 진상이 많은만큼 블로거 중에도 진상이 분명 있다. 자신의 글이 메인에 뜨지 않으면 음모론을 펼치는 블로거도 있고, 다른 블로거를 깎아 내리기 위해 안들이 난 분들도 있다. 이 정도는 애교로 봐 줄 수 있겠지만 기업에게 자신을 왜 체험단으로 뽑아주지 않았냐며 협박하는 진상 부류는 블로그 마케팅을 축소시키고 나아가 블로고스피어의 신뢰도를 낮추는 부류들이다.

고객의 권리가 있는 것처럼 기업의 권리도 있다. 기업의 약점을 이용하여 자신의 실익을 챙기려는 부류는 왕이 아닌 범죄자로 취급받아야 할 것이다. 왕도 왕 나름이다. 왕으로 대접받고 싶으면 왕처럼 행동해야 할 것이다.

블로그 마케팅...블로고스피어

Brothers
Brothers by just.Luc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블로그의 생명은 신뢰성이다. 블로그 마케팅이 블로그의 신뢰도를 낮추고 상업화를 한다는 이야기에도 공감한다. 하지만 블로그와 기업이 공존하며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블로거들의 니즈와 기업의 니즈의 교집합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합일점을 찾아나가는 것은 블로고스피어의 상업화가 아닌 블로고스피어의 활성화가 될 것이다. 기업은 블로거의 권리를 인정해지고 지켜주며, 블로거는 스스로 블로고스피어를 정화시켜나가 매력적인 시장으로 만들어 놓아야 할 것이다.

페이크 블로거들이 나오고 파워블로거들이 잠적하고 블로거의 영향력을 이용해 자신이 왕이라 무리한 요구를 하는 블로거들은 블로고스피어 내에서 자각하고 정화시켜 나아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기업은 이런 일을 알릴 수 없는 입장이다.

블로거들이 기업에게 일부러 해가 되게 하기 위해 포스팅에 단점을 언급하는 것이 아니듯, 기업도 블로거들을 일부러 폄하하지는 않는다. 블로그 마케터로서 블로그와 기업은 서로 공존해가야 하는 입장이라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블로그 마케팅의 시장을 지켜나가려는 노력 또한 필요할 것이다.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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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6387 by ozzieadria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고객은 왕이 아니다. 고객같은 고객만이 왕으로서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대접받고 싶은대로 대접하라는 진리처럼 말이다. 파워블로거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영향력(권력)을 악용한다면 그것은 그대로 부매랑이 되어 날아올 것이다.

블로그 마케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블로고스피어에 대한 이해와 소통일 것이다. 제일 좋은 것은 스스로가 블로거가 되는 것일거다. 블로고스피어에 대한 이해와 소통없이 마케팅을 한다면 결국 페이크 블로거들이 더욱 활기를 띌 수 밖에 없고, 잠적하는 블로거들이 생겨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블로거들과 소통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뢰할 수 있는 블로거는 누구인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고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여 적재적소에 블로거들과 기업을 연결해주는 역할이 바로 블로거 마케터들이 할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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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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