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마케터로 일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짜증나는 일들이 많이 생긴다. 블로그 마케팅을 진행하는 사람들 중에 블로거가 많이 않은 이유는 아마도 블로거였으면 속터져 죽을 것 같기 때문일 것 같다. 블로그 마케터로 내가 얼마나 일하게 될 지 모르겠지만, 이 한심한 작태를 보고 있으면 피가 거꾸로 솟을 지경이다. 

이들이 생각하는 블로거는 그저 알바생에 불과하다. 돈 주면 글쓰는 알바생들 말이다. 내가 아는 블로거들은 단 한명도 푼돈 벌기 위해 알바하는 사람은 없다. 간혹 네이버에서 키워드로 가득채운 알바생들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다들 자신들의 가치관을 가지고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가치관은 존중되어야 마땅하고, 광고주들의 권위의식과 속물의식에 싸잡아 폄하되어서는 안된다.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이, 우리가 돈 주고 글 쓰라는데 왜 자기 맘에 들게 안쓰냐는 것이다. 이런 젠장! 아주 지랄염병을 떠신다. 수화기에 대고 욕을 바가지로 해주고 싶지만, 회사를 위해 참는다. 난 마케터이기도 하지만, 블로거다. 블로거를 싸잡아 폄하하는 갑들을 보면 그 꼴갑들의 면상을 다 공개하고 싶은 심정이다. 

감정을 잠시 추스리고... 여기서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이 있다. 

Dollars !
Dollars ! by pfala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왜 블로거들은 폄하되고 있는가? 

블로거들은 키보드가 무기다. 키보드를 가지고 기사를 쓰기 때문이다. 이런 부류의 직업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기자들이다. 어떤 기자들은 저널리스트로서 가치관을 가지고 있지만, 어떤 기자들은 기업과 결탁하여 기업의 밑구녕을 열심히 닦아주고 있다. 

기업들은 블로거를 기자보다 못한 기자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푼돈 쥐어주면 대량의 글을 뽑아내는 기계라도 되는 듯 생각한다. 그래서 블로그 마케팅을 하려고 한다. 그게 통할 것 같냐? 절대로 안통한다는데 내 전 재산 다 건다. 

때로는 광고대행사가 광고주와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중간자가 그 역할을 잘 해주어야 하는데, 광고주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며 머리를 연신 조아린다. 그런 대행사를 보고 광고주들은 흐뭇해한다. 퉷퉷!

난 정말 그러고 싶지 않다. 누군들 좋아서 그렇게 하겠냐만 다시 백수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그 짓만은 못하겠다. 그래서 내 의지를 다 잡기 위해 이곳에 열심히 글을 쓸 것이다. 

Sun and Sig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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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방향은? 

내가 아무리 여기에 분에 겨워 글을 쓴다고 해도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을 것이다. 내가 여기에 글을 적는 이유는 광고주건 대행사건 블로그로 인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블로그를 대하는 방식이 변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블로거들은 대부분 직장을 가지고 있고, 먹고 살만하다. 그깟 푼돈 벌려고 마케팅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광고주들이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계약직 직원이 아닌 하나의 미디어이고, 기업이다. 

제품을 보고 글을 쓰는 것까지에 대한 대가로 돈을 받는 것이지, 그 글을 니네 맘대로 고치려고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니들이 생각하는 그런 대접을 받을 사람들이 아니다. 대접받고 싶은데로 대접하라는 말이 있다. 기브 앤 테이크라는 말도 있다. 블로거를 무슨 알바생으로 취급하면 그건 그대로 바이럴로 전해지기 마련이다. 이심전심이라 잖는가. 

블로거를 블로거로 대해주고, 그 글을 존중해주며, 블로거를 또한 한명의 충성고객으로 생각한다면, 블로거는 기꺼이 그 기업의 충성고객이 될 것이며, 파워블로거들은 그 영향력을 가지고 네트워크 허브가 되어줄 것이다.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일텐데 머리만 좋아서 슬픈 짐승이구나. 

Each war is different, each war is the same
Each war is different, each war is the same by kevindooley 저작자 표시


난 블로거다!

난 블로거다. 이 말은 난 내 가치관을 가지고, 원칙을 가지고, 자존심을 가지고 글을 쓰고, 어떤 폄하를 받을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내 생각을 자유롭게 쓸 권리가 있으며, 타인과 소통할 의무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난 독수리 오형제가 아니라 블로고스피어를 지킬 수호자같은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내 자신이 블로거이기에 블로거를 폄하하는 생각들에 대해서는 오바이트가 쏠린다. 

다소 격하게 적었지만, 명백하게 말하고 싶은 것은... 

내가 한때 암에 대한 논문을 쓰며 실험실 생활을 했었는데 암이 걸리는 이유는 단 한가지, 스트레스 때문이다. 너희나 나나 지금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그건 곧 죽어가고 있다는 말이다. 내일 죽어도 아무것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만일 내일 죽는다고 한다면, 정말 억울하지 않을까? 뭔가 가치있는 일을 하다가 죽는다면 그나마 좀 나을까... 난 그렇다. 니네들 밑구녕 닦아주다가 죽기 싫다. 내가 하고 싶은 말 실컷하고, 내가 생각하는데로 행동하며 살다 죽었으면 소원이 없겠다. 

좀... 그러지 좀 말자!
Posted by 이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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