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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주유소별 기름값이 인터넷에 공개가 되었다. www.opinet.co.kr에 들어가면 전국의 주유소의 기름값을 볼 수 있다. 네비게이션 같이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가는 거리에 있는 주유소가 최저가 순으로 정렬된다. 물론 아직 비공개한 주유소도 있고, 공개된 기름값과 실제 기름값이 다른 경우도 있다. 트래픽으로 다운이 되는 등 초반에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지만, 기름값을 비공개한 곳에는 정부에서 과태료까지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니, 곧 진정되고 자리가 잡히지 않을까 싶다.

주유계의 다나와격이 된 opinet은 다나와나 에누리가 컴퓨터 가격의 거품을 빼고 많은 컴퓨터 업계의 파산을 유도했듯이, 주유소의 가격 정보 공개로 여러가지 영향이 예상된다. 소비자들에겐 안그래도 버겁던 기름값을 조금이라도 절약할 수 있게 되었으니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또한 기름값을 담합하는 주유소도 있다는데 담합의 상황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서 더욱 좋을 것 같다. 주유소의 가격 경쟁이 심화될 것임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시행된지 하루만에 여러가지 예측과 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유소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고, 주유소와 운전자가 공개된 가격과 다른 이유로 실갱이를 벌이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이런 주유소 가격 공개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 5가지 상상을 해 보았다.



1. 주유소들의 파산과 합병 그리고 인수

주유소들의 가격경쟁이 심화된다면 이윤폭의 감사로 인해 중구난방으로 한블럭 건너 하나씩 있는 주유소들이 파산하거나 합병되거나 인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안그래도 마진율이 많이 낮다고 볼멘소리를 하는데, 난립해 있는 주유소의 가격이 공개된다면 현명한 소비자들은 1원이라도 싼 곳으로 몰릴 것이고, 수익을 내기 힘들거나, 경쟁력이 없는 주유소들은 살아남기 힘들 것 같다.

2. 주유소의 압박으로 인한 정유사 수입 감소

낮은 마진으로 인해 주유소는 도매가를 낮추려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도매가는 원유를 공급해주는 정유사들일 것이다. 정유사들은 얼마나 폭리를 취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소매상들의 거센 요구가 빗발친다면, 그리고 자신들의 고객인 주유소들이 하나씩 사라진다면 가격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도매가의 인하는 결국 정유사의 수익 감소로 이루어질 것이고, 별다른 수익구조가 없는 정유사는 도태되고, 새로운 서비스와 수익구조를 가진 정유사만이 살아남게 되지 않을까 싶다. 정유사 주식도 떨어지려나?

3. self 주유소 증가로 인한 일자리 감소

가격공개로 경쟁이 심해져 마진율이 낮아지면 다른 곳에서 비용을 줄이려 할 것이다. 가장 쉽게 줄일 수 있는 것이 노동력일테고, 주유소의 총잡이들을 조만간 사라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 외국의 경우 이미 셀프 주유가 일반적이고, 총잡이들이 있으면 서비스 요금을 더 받는다. 기름 넣는거야 버튼 누르고 총만 쏘면 되는 거니 남녀노소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다. 아무래도 추세가 셀프 주유쪽으로 흐르지 않을까 생각된다.

더불어 청소년들의 탈선 아지트도 사라질 것 같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보통 가출한 청소년들이 주유소에서 살아갈 자금을 마련하는 일이 많은데, 탈선의 자리가 한군데 없어짐으로 그들을 컴백홈 시킬지, 오히려 더 음지나 이상한 곳으로 흡수될지 모르겠지만, 그들의 든든한 아지트가 하나 없어질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4. 교통체증 증가 및 자동차 판매 증가

가격경쟁 결과 주유값이 내려간다면 주유비에 부담을 느꼈던 사람들이 차를 끌고 나올 가능성이 많아지게 된다. 그렇게 거리로 나온 차는 교통체증을 증가시키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주유비 때문에 자동차구매를 망설이던 예비구매자들도, 자동차 구매에 부담을 덜 느끼고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을까 싶다. 차가 없는 나도 솔직히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차 가격보다도 주유비와 보험비의 유지비용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진 튼튼한 다리가 있고, 활동분야가 대중교통 범위다보니 차가 필요하지 않지만, 유지비용이 대중교통 비용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정도로 떨어진다면 자동차 구매를 충분히 고려할만 하기 때문이다. 그럼 자동차 주식은 오를까?

5. 자동차세 증가

주유소의 가격 경쟁으로 주유비용의 부담이 낮아져 교통체증이 유발되고, 자동차 구매가 많아진다면 결국 자동차세는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이래 저래 정부에 시행한 것이니 만큼 정부에 이득이 되는 일로 귀결되지 않을까? 혹은 적어도 정부에 이득이 되는 일을 진행하지 않을까 싶다.

opinet의 영향을 5가지로 나름대로 상상해보았는데 정말 이렇게 될지, 안될지는 며느리도 모른다. 다만 이런 상상으로 조금이나마 미래를 예측하는 힘이 길러졌으면 좋겠고, 헛다리를 짚더라도 신문기사의 행간을 읽는 연습이 된다면 후에 좀 더 정확한 행간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더 많은 상상을 댓글이나 트랙백으로 남겨주세요~!

Posted by 이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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