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지역에 가면 섞은 냄새가 나는 음료로 마시는 술을 손님에게 건내준다고 한다. 그것을 마시면 몽골 사람들은 무엇이든 해 줄 듯 호의적이 된다고 한다. 아마존에 가면 애벌레를 먹는다. 그리고 손님들에게 그것을 권해준다. TV에서 종종 봐왔던 것과 같이 그 애벌레를 먹으면 그들은 매우 좋아한다. 다른 나라에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에서만 해도 외국인이 방문하였을 때 김치나 청국장을 권하고 그것을 맛있게 먹었을 때, 그 외국인에 대해 호의적이 되고, 동질감을 느낀다.

개인적으로 아프리카에 가본 적이 있다. 벌써 10년전의 이야기이지만, 당시 마사이 부족과 1달간 같이 지낸 적이 있었다. 우리가 갔을 때 건기임에도 불구하고 비가와서 그들은 우리를 환영하였다. '비를 몰고 오는 사람들'이라는 별명도 붙여주었고, 비에 대한 보답으로 염소를 잡아주었다. 염소를 잡을 때 축산학과라는 이유만으로 내가 축출되어 도와주러 갔었다. 염소 밑에 나뭇잎을 깔아두고, 옆구리에 차고 다니던 칼로 염소의 목을 땄다. (나는 뒷다리를 잡고 있었다.;;) 익숙한 숨씨로 각을 뜨고, 내장을 해체했다. 그러다 내장 중 한 부위를 칼로 떼어내더니 우리에게 권하였다. 손가락 두마디정도의 쓸게였다. 도저히 먹을 수 없어서 손사래를 치니, 권해준 그는 민망한 듯 한입에 쏙 넣어버렸다. 왠지 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기분이었다.

음식을 잘 먹는다고 무조건 성공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곳에나 잘 적응하고, 적응이 되지 않아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 사람들의 공감과 동질감을 이끌어낸다면 낯선 사람으로서의 부당한 대우가 아닌, 낯선 사람이기에 더욱 도와주어야 겠다는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외국에 나가면 꼭 고추장과 김치를 가지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외국 식당에 가서도 고추장과 김치를 가져가서 꺼내 먹는 모습도 본다. 그것이 마치 한국인으로서의 애국심의 한 표현인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그것은 애국심이 아니라 오히려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행동이다. 우리나라에 온 인도인이 커리를 들고와 식당에서 커리를 넣어먹는다던가, 아마존 사람들이 애벌레를 가지고 와서 밥에 비벼먹는다면 우리는 그 나라에 대해 어떻게 느낄 지 생각해 본다면 이해가 될 것이다.

성공을 하려면 우선 현지 음식을 먹도록 하자. 변화에 적응하고 오히려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은 자신의 가치는 올림과 동시에 국가이미지도 높히는 애국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이종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