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을 처음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요즘도 가끔 문의가 옵니다. 처음 시작하다보니 아무래도 이곳 저곳에서 조언을 얻길 원해서 물어오는데, 질문이 명확하다면 아는 한도내에서 최대한 설명을 해드리곤 합니다. 하지만 보통은 질문이 명확하지 않아서 곤란할 때가 많습니다. 그냥 무작정 "어떻게 하는거야?"라고 묻는다면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할지 알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혹시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하시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혹은 운영하신지 얼마 안되신 분들을 위해 저의 경험을 공유하려 합니다. (참고로 저는 2003년부터 3년간 리바이스 전문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였고, 현재는 다른 분이 운영하시고 계십니다.) 창업하시고자 하는 분들이 저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생각하고, 생각나는데로 조금씩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잠 안잘 준비가 되어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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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때 사당오락(四當五落)이란 말을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4시간자면 붙고, 5시간자면 대학에 떨어진다는 말인데 쇼핑몰을 하면 삼당사락은 각오하셔야 합니다. 이건 대학을 붙고 안붙고의 문제가 아닌 쇼핑몰로 돈을 버느냐, 못버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들어오면 잠 잘시간이 늘어나긴 하지만, 안정궤도에 들어간다는 것은 추락의 때가 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인터넷 쇼핑몰은 위치의 제약이 없기도 하지만, 시간의 제약도 없습니다. 24시간 어디서든지 인터넷만 된다면 접속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한명의 고객이 아쉬울 때에 잠을 잔다면 수많은 고객들을 놓치게 됩니다. 또한 내가 자고 있는 동안에 경쟁 쇼핑몰들은 쉬지 않고 달려나가기에 경쟁에 뒤쳐지게 됩니다. 잠을 줄이는게 더 중요한 이유는 쇼핑몰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주로 저녁 11시에서 새벽 3시까지가 피크타임이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 퇴근하고 돌아와서, 학교에서 자습하고, 학원가서 공부한 후 도서관에 들려서 한숨 자다가 집에 들어와 공부 열심히 했다는 핑계로 인터넷 허락을 받은 청소년들이 주로 그 시간에 몰리기 때문입니다.

운영했던 쇼핑몰이 1위를 굳게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잠을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인가 아침에 출근해서 매출을 보니 특정시간 이후로 매출이 급감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 게시판을 보니 악성게시물이 올라와있더군요. 브랜드 의류를 판매하던 곳이라 이미테이션 문제에 민감한데, 어떤 사람이 긴 장문으로 우리 제품이 짝퉁이라고 올려두었더군요. 아이피를 조회해보니 외국 ip였고, 여러 추적끝에 알아낸 것은 그 게시물을 쓴 사람이 경쟁업체 사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날부로 24시간 게시판이란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맙니다. 말 그대로 24시간 게시판이었죠. 24시간 실시간으로 게시물에 대한 답글을 달아주고, 악성 게시물이 달리면 고객과 전화를 해서 삭제를 요청했습니다. 어이없는 악성 게시물(예: 이거 가짜죠? 끝!) 이 달리면 새벽 3시건 4시건 핸드폰이 아닌 무조건 집으로 전화했습니다. 어린 고객들이 많아서 그러면 부모님께 혼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랬죠^^;; 물론 답글로 먼저 집으로 전화한다고 경고를 합니다. 전화하기 전에 삭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24시간 게시판은 매출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칩니다.

우선 경쟁업체의 태클을 견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게시물에 대한 답글을 달어주므로 궁금점이 해결될 경우 바로 구매로 이어집니다. 또한 신뢰도나 충성도, 입소문등 다양하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가져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업체에서 쉽게 모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차별을 가져오고, 경쟁에서 이기는 가장 무식하고도 확실한 방법입니다.

경쟁업체에서 따라하기 힘든 이유는 24시간 게시판은 업무시간엔 직원에게 시키면 되지만, 업무 이외의 시간에는 운영자가 직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휴일도 없고, 휴가도 없습니다. 365일 24시간 눈을 부릅뜨고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준비되어 있고, 각오가 되어있어야 인터넷 쇼핑몰 창업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Posted by 이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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