즘은 대학생도 재테크에 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얼마전 아는 여대생 동생이 있어서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여자들끼리 모이면 재테크에 대해 주로 이야기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보통 여자들끼리 수다를 떨면 연예인이나 화장품 이야기를 하는 줄 알았는데, 펀드나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신기했다.

난 군대에서 재테크에 관한 눈을 뜨게 되었다. 22살때였으니, 나름 빠른 편이었던 것 같다. 당시 공병호씨도 처음 나오고, 서울대 가치투자클럽도 처음 생겨났을 때니 재테크에 관한 저변확대가 일어나기 전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친구들로부터 돈 밝히는 놈으로 소문이 나기도 했고,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어르신들은 저러다 패가망신한다고 혀를 끌끌 차기도 했다.

나에게 대학생활은 기대이상이었다. 대학에서 학점, 동아리, 당구 3개중 하나만 건지면 성공한 것이라 하는데, 난 재테크를 건졌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관념과 인생에 대한 가치관을 발견할 수 있던 대학은 내게 황금기 같은 시기였던 것 같다.

친구들과 만나면 재테크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는 후배는 아르바이트와 과외를 하여 번 돈으로 브릭스펀드에 투자했다고 한다. 미국여행을 가기위해 돈을 모아 펀드에 넣기 시작했는데, 브릭스 펀드에 넣은 돈이 하락하고 있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았다. 4년이란 짧으면 짧은 기간동안 대학생으로서 어디에 재테크를 하여야할까? 대학 10년동안 다닌 장수 대학생으로서, 후배들에게 대학생활을 성공적으로 지낼 수 있는 재테크 3가지를 소개해볼까한다.

1. 경제, 경영에 관한 책 500권을 읽어라.

워워~ 화내지 말고 끝까지 읽어주길 바란다. 대학생은 인생최고의 시기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시기를 친구와 술마시며 보낼 수도 있고, 토익을 준비하며 보낼 수도 있고, 사회에 대항하며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대학생활은 투자의 시기이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의 룰을 먼저 익혀야 한다. 다행히도 많은 사람들이 "경제, 경영에 관한 책 500권을 읽어라"하면 지레 겁을 먹거나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며 손사레를 친다. 정말 다행인 것이다. 모두가 이 이야기를 받아들인다면 500권으로는 어림도 없을테니까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어떤 분야에 관해 전문가가 되려면 그 분야의 책을 최소 300~1000권은 읽으면 되지 않을까? 500권이면 준전문가가 되기에 충분한 양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경제, 경영에 관한 분야가 다양하므로 최소 1000권은 읽어야 어느정도 내공이 쌓일 것 같긴 하지만, 우선 500권부터 시작해보도록 하자.

4년동안 500권. 1년에 120권씩 읽으면 480권이다. 그럼 1달에 최소 10권씩만 읽어주면 된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가? 1달에 10권이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보통 CEO들은 하루에 1권씩 책을 읽는다고 답해주고 싶다.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작심하면 하루에 6권까지 정독할 수 있다. 하물며 1달에 10권. 시작해보자.

2. 모의투자를 해보자.

모의투자하면, 딱 생각나는 것이 증권사에서 주최하는 모의투자대회이다. 그런 것도 좋지만, 모의투자는 실제 돈을 넣지 않고 해보는 것을 말한다. 그것이 채권이 될 수도 있고, 주식이 될 수도 있고, 부동산이 될 수도 있다. 무엇이 되었든, 자신이 공부한 분야에 대해, 혹은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해 모의투자를 해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론과 실제는 다르기 때문에 그 gap을 줄여나가야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 모의투자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다. 100만원의 10%는 10만원이지만, 1억원의 10%는 1000만원이듯, %를 높히는 것이 앞의 100만원이나 1억원을 버는 것보다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를 높히는 연습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대학생때 뿐이다. %를 높히기 위해선 적절한 이론과 적용할 실제가 필요한데, 책 500권 읽었으면 이제 모의투자로 %를 높여가면 되는 것이다.

대학때 종자돈을 모으겠다고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노가다를 하면서 시간을 축내지 말길 바란다. 물론 경제적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 해야하지만, 종자돈을 모으려 한다면 시간낭비다. 그보다 %를 높히는데 투자하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다. 지금은 아르바이트해도 1달에 100만원벌기도 힘들지만, 졸업 후 사회에 나오면 1달에 1000만원을 벌 수도 있고, 1억원을 벌 수도 있다. 그 때가 되었을 때 내게 -20%의 능력이 있길 바라는가, 아니면 +20%의 능력이 있기를 바라는가. 선택은 자유이다.

3. 무전여행을 떠나자.

국내도 좋고, 해외도 좋다. 되도록이면 해외면 좋겠다. 견문을 넓히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를 체험해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여행이란 변화에 잘 적응해야 하기도 하고, 자유를 누릴 수도 있고, 다양한 경험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무전여행은 대학생 때 가장 하기 쉽다. 나이들면,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아져서 도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대학생의 열정과 패기, 그리고 젊음은 무전여행을 하기 딱 좋다. 호와로운 호텔에서 양손에 쇼핑백 가득들고 다니는 여행도 좋지만, 그런 여행은 나이들어서 가라. 무전여행은 어쩌면 대학생만의 특권이다.

돈 없이 어떻게 여행이 가능하냐고? 머리를 좀 쓰면 된다. 대학생이면 그 정도 머리는 돌아갈 것이다. 돈 없이 여행을 하는 법을 알아낸다면 돈 없이 돈을 버는 법도 알아낼 가능성이 높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고, 할 말도 있지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3가지를 적어보았다. 사회에 나와서 재테크를 하겠다 생각하면 너무 늦다. 공부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그 땐 해보았자, 은행에서 추천해주는 펀드에 넣거나, 증권회사 직원이 추천해주는 종목을 사는 것이 전부일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피같은 월급은 반쪽이 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대학생은 기회의 시기이다. 남자라면 군대가 최고의 황금기회이다. 보드게임을 하기 전에 게임의 룰을 먼저 잘 파악하고 익혀두는 것이 승리의 초석인 것 같이, 자본주의에서 자본으로서 휘둘리지 않으려면 본격적인 게임에 들어가기 전에 게임의 룰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현명한 선택을 하여 성공적이고 즐거운 대학생활을 보내기 바란다.
Posted by 이종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