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타자도 느리고, 인터넷도 잘 모르고, 컴퓨터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데다가 젊은 세대도 아닌데 블로그라는 것을 할 수 있을까?

아빠는 매일 아침 일어나 성경책을 읽으시고 공책에 느낀 점을 한 장씩 쓰신다. 내가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게 된 이유도 아빠가 매일 아침마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셨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나도 이제 30년을 살아오다보니 이런 저런 경험도 많이 생기고, 할 말도 점점 많아지는 것을 느낀다. 친구들과 소주 한잔 들이킬 때면 밤을 세어서도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나도 이러한데 나보다 인생을 두배나 더 살아오신 아빠에게는 얼마나 더 많은 할 이야기들이 있을까. 그래서 친구들을 만나는 날이시면 늦게까지 신나게 한잔 걸치시고 오시는가보다.

인터넷에는 컴퓨터를 잘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데, 주위 사람들을 보면 컴맹이 그렇게 많을 수 없다. 주위 사람들에게 블로그를 권하면 대부분 돌아오는 대답은 "난 컴퓨터 잘 못하는데..."이다. 그것이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블로그는 술 한잔 걸치고 친구들과 이야기 하는 것과 똑같다. 꼭 술을 안 마셔도 친구들과의 대화, 평소에 생각하고 있었던 것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장소가 블로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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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하는 사람을 블로거라 하고, 블로거들이 모인 곳을 블로고스피어라고 한다. 즉, 블로고스피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다. 각자의 모습이 다르듯, 각자의 생각이나 의견이 다르다. 그리고 그것을 서로 나누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곳이 블로고스피어이다. 그곳에는 세일즈맨도 있을 수 있고, 판사, 의사, 교수, 백수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다. 세상과 다른 점이 있다면 세상에서는 권력이나 지위 앞에 할 말을 못하는 일이 많지만, 블로고스피어에서는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공감을 가져다주는 말이라면 실제 세상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그것이 블로그이고,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빠는 굉장히 신중하시다. 그래서 항상 여러 가능성들을 생각해보신다. 처음엔 나도 할 수 있을까?라고 물으셨지만, 누구나 다 할 수 있다고 대답하자, 또 다시 질문을 하셨다. 누구나 할 수 있으면 왜 모든 사람이 하지 않는걸까? 어렵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라고 말이다.

모든 사람이 하지 않는 이유는 모두 "나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고 싶지만,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이런 심정이 블로그를 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블로그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블로거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세상에서는 외모가 출중하거나, 머리가 매우 좋거나, 능력이 뛰어나거나, 돈이 많거나, 권력이 있으면 혜택을 본다. 하지만 블로그는 얼굴도 이름도 없다. 돈이 많다고 영향력을 크게 행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돈 많은 기업들이 블로그를 하다 다 실패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권력도 아니다. 최고 권력인 청와대에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만,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평범하고 우리 일상 속에 있는 사람들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는 곳이 블로그이다. 오히려 사회적 약자가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 블로그인 것이다. 어린 학생들이 사회에 일침을 가할 수도 있고, 권력에 부당하게 당한 사람들이 그 부당함을 호소할 수 있다. 사회에서 소외되는 노인들의 경우 예전의 지혜를 전해주는 권력과 존경을 블로그에서는 얻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블로그의 힘이고 매력인 것 같다.

나도 할 수 있을까? 블로그는 바로 당신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 바로 아빠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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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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